본 연구는 사서, 유서·원예백과서, 의약서, 물산지, 문집·잡록 등 고문헌을 분석하여 전통관목 장미속 관련 문화와 찔레꽃, 월계화, 해당화, 노란해당화에 대한 조선 문인들의 인식을 도출하였다. 중국에서 유래한 고사(古事), 개화 시기로 부여된 시간성, 식물을 인격화한 품등(品等)과 아칭(雅稱)으로 고찰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한 무제가 총애한 여연(麗娟)의 미소에서 장미(蔷薇)에, 양귀비의 취한 몸짓으로 전개된 아름다움의 상징이 해당(海棠)에 부여되었다. 또한 문인들은 맑은 향의 장미수(蔷薇水)와 장미로(薔薇露), 찔레꽃 시렁 옆 연회로 아취있는 풍류를 즐겼으며, 고려시대 한림원(翰林院)에서 유래한 조선시대 예문관(藝文館)의 초여름 장미음(薔薇飮)은 이후 관료의 출사(出仕)를 상징하였다. 둘째, 중국 오대십국시대에 시작된 ‘화신풍(花信風)’ 문화를 수용한 조선시대 ‘화개월령(花開月令)’은 개화 시기를 우리 풍토에 맞추어 해당화와 찔레꽃이 봄의 전개와 종결을 표상하고, 여러 번 개화하는 월계화로 가을까지 시간성을 확장시켰다. 셋째, 중국 송, 명시대 식물에 관직의 등급을 매기고 ‘우(友)’, ‘객(客)’, ‘사령(使令)’이라는 아칭을 사용하였다. 조선의 ‘화목구품(花木九品)’, ‘화목구등품제(花木九等品第)’는 중국의 수종별 차등과 달리 월계화에만 높은 품등을 부여하였다. 또한 조선의 ‘이십팔우총목(二十八友摠目)’에서 중국의 도미(荼蘼)를 지칭한 ‘운치있는 친구(韻友)’를 ‘집착한 손님(痴客)’이었던 월계화로 바꾸고 노란해당화를 ‘아름다운 친구(佳友)’로 설정하였다. 여기에는 중국 문헌에서 찔레꽃과 노란해당화가 구분되지 않은 ‘장미’의 통칭, ‘해당’의 명칭 혼란으로 인한 문화변용이 관여되었으나 조선 문인들의 선호와 인식이 적극 반영된 결과이다.